두꺼비가 울면 비가 오는 이유
link  관리자   2024-07-14


오랜 옛날 일 년 내내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던 때의 일이었습니다.
두꺼비 한 마리가 쩍쩍 갈라진 논바닥에서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습니다.

‘내일도 비가 오지 않으면 난 죽고 말거야. 아, 죽기 전에 물 한 방울이라도 마셔 보고 싶어.‘
강물도 마르고 우물까지 말라 버린 뒤로 두꺼비는 온몸이 따가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하늘나라로 가서 하느님께 따지기로 결심했습니다.
두꺼비는 큰 나뭇잎으로 햇볕을 가리고 길을 떠났습니다.
바닷가 모래밭을 막 지날 때였습니다. 바닷게 한 마리가 거품을 부글부글 내뿜으며 두꺼비를 애타게 불렀스니다.

“두껍아. 날 좀 도와줘. 난 지금 물이 너무 필요해.”
“어떻게 하지? 난 지금 비를 내려 주지 않는 이유를 따지려고 하느님을 찾아가는 중이야.”
“그럼 나도 같이 갈래.”
바닷게는 몸에 젖은 흙을 묻힌 다음 두꺼비를 따라 나섰습니다.
두꺼비와 바닷게는 바싹 마른 길을 힘겹게 걸어갔습니다.
그때, 저 멀리에서 장어가 기어오고 있었습니다.

“어머나, 불쌍해라. 지느러미가 많이 쓰라리겠다.”
“그래, 난 너희들의 다리가 얼마나 부러운지 몰라.”
장어는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슬픈 얼굴로 말했습니다.
“그럼 너도 우리랑 함께 갈래? 가서 하느님께 네 모습을 보여 드려 봐.”
“고마워.”
장어는 금방 환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어느 숲을 지날 때였어요.
굴 속에서 머리만 내놓고 있던 호랑이가 혀를 쭉 내밀려 말했어요.

“조금이라도 더 살고 싶거든 나처럼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야.”
“아니야. 그렇게 있다간 곧 죽게 될걸? 차라리 우리랑 함께 하느님을 만나러 가자.”
“정말? 그럼 내가 너희들을 업고 갈께.”
굴에서 나온 호랑이는 두꺼비와 바닷게, 장어를 등에 업고 길을 나섰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갑자기 여우와 말벌이 나타나 앞을 가로막으며 물었어요.

“너희들은 물이 어디 있는 줄 알지? 만일 우릴 데리고 가지 않으면 벌침을 쏘아 버리겠어.”
“우린 하느님께 비를 내려 주지 않는 이유를 따지러 가는 길이야. 너희도 같이 갈래?”
“물론이야. 아주 좋은 생각인데.”
여우와 땅벌도 하늘나라를 향해 함께 떠났어요.
드디어 하늘나라 궁전 앞에 도착했습니다.
하늘나라 궁전은 무서운 천둥 대장과 힘센 동물들이 지키고 있었어요.

“자, 모두 꼭꼭 숨어 있어.”
두꺼비가 말하자, 바닷게는 항아리 속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장어는 부엌에 숨고, 호랑이는 종각 뒤에 숨었습니다. 여우는 돌기둥 사이에 납작 엎드렸고, 땅벌은 문틈에 꼭 끼어 있었습니다.

모두들 몸을 숨기자 두꺼비는 궁전 문에 매달린 종으로 뛰어올랐습니다.
땡 땡 땡.
종소리가 울리자 하느님이 잠에서 깨어났어요.
“누가 왔느냐?”
“두꺼비가 종을 쳤습니다.”
“뭐? 내 낮잠을 깨운 녀석이 고작 두꺼비였다고? 당장 수탉을 보내 쪼아 버리도록 해라.”
천둥 대장은 얼른 수탉을 내보냈어요. 그러자 두꺼비는 겁이 난 척 벌벌 떨며 돌기둥까지 갔습니다. 그때, 돌기둥 사이에 엎드려 있던 여우가 쏜살같이 달려나와 수탉을 덮쳤어요.

“엥 여우도 있었네.”
천둥 대장은 재빨리 여우도 왔다는 것을 하느님께 알렸습니다.
그러자 하느님은 싸움개를 내보내도록 했어요.
싸움개가 으르렁거리며 여우를 물려고 할 때였습니다.
“어흥”
종각 뒤에 있던 호랑이가 앞발로 싸움개를 확 잡아 챘어요.
“아니 이녀석들이 감히.....”
화가 난 천둥 대장은 커다란 도끼를 번쩍 쳐들고 달려왔습니다.
그러자 문틈에 끼어 있던 말벌이 벌침을 마구 쏘아 댔습니다.
“어이쿠 말벌도 있었군. 빨리 재를 뿌려야겠다.“
천둥 대장은 허겁지겁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장어가 이미 꼬리를 흔들어 재를 날려 버린 뒤였습니다. 게다가 그 재는 천둥 대장의 눈과 코와 입으로 모두 들어가 버렸습니다.

”퉤 퉤, 콜록콜록.....“
천둥 대장은 얼굴을 씻으려고 더듬더듬 물이 담긴 항아리를 찾았어요.
”아야!“
천둥대장은 손가락을 호호불며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항아리 속에 숨어 있던 바닷게가 큰 집게발로 천둥대장의 손을 꽉 물었던 것이예요.
그런데 하느님은 아까부터 요슬구슬로 모든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땅 위의 동물들이 저런 소동을 부리는 데에는 무순 까닭이 있을 거야.’
이렇게 생각한 하느님은 그제야 두꺼비를 들어오게 했습니다.

“하느님, 땅 위의 동물들이 모두 죽게 생겼어요. 왜 비를 내리지 않는 거죠?”
“이크, 내가 비 내려 주는 걸 깜빡 잊고 있었구나. 지금 당장 비를 내려 줄 테니 이제 돌아가 보렴.”
“정말이요? 하느님 고맙습니다.”
“아참 혹시 내가 다음에도 깜빡 잊거든 네가 꽈리 부는 소리를 알려 주겠니?”
“물론 이예요.”
두꺼비는 기분이 좋아져서 바닷게, 장어, 호랑이,땅벌, 여우와 함께 땅으로 내려갔습니다. 땅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습니다.

“야, 비가 엄청나게 내리고 있다.”
“풀들이 살아나고 있어.”
그때부터 두꺼비는 날이 조금이라도 가물기만 하면 꽈리 부는 소리를 내며 울었습니다.
그러며 곧 하늘에서는 비가 내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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